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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도심운하를 가로지르는 유람선여행

2019-03-09 "포항크루즈, 죽기 전에 꼭 한 번 타 보라"

글번호 : 95|
작성일 : 2020.05.08 14:42|
한국관광 100선에 연속 2회 선정 ‘인기 짱’
지진 이후 다시 ‘활기’… 풍성한 볼거리 ‘탄성’
포항운하 운항 5년간 80만 관광객 돌파 ‘눈앞’

관광유람선 포항크루즈의 포항운하 운항이 5주년을 맞았다.
포항크루즈는 2014년 3월 1일 첫 운항을 시작한 이래 2019년 2월 말까지 5년 간 이용객 78만7천907명을 유치했다. 이는 포항시 인구 50만9천477명(2019년 2월 기준)보다 28만 명가량 많다.

포항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던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 포항지진이 발생한 뒤 그달의 포항크루즈 이용객 수는 전달인 10월 1만8천14명의 3배 수준으로 줄었고, 다음 달인 12월에는 1천 명이 더 감소했다. 지난해의 이용객 수는 평년의 62~100%로 줄었으나 올해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 1~2월은 지진이 일어나기 전인 2017년 같은 기간의 1만7천60명의 80%선인 1만3천721명의 관광객을 유치했기 때문이다.

황병한 포항크루즈 대표는 “다양한 이벤트와 이용객 편의제공, 적극적인 홍보 등을 통해 올해 이용객 수를 평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운항코스는 운하선착장에서 국내 최초로 도심지역에 수로를 뚫은 포항운하~동빈 내항~영일만~송도해수욕장~형산강 하구를 거쳐 선착장으로 되돌아오는 40분 거리다.

이 코스는 다양한 스틸 아트작품, 산책로 풍경, 이색교량, 동해안 최대시장인 죽도시장, 퇴역한 포항함(초계함), 요트 계류장, 어선들의 정박지 동빈 내항, 배를 만드는 조선소, 갈매기 떼, 최복호의 노래로 더 유명세를 탄 영일만,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한 포스코, 우리나라 지도 호랑이 꼬리부분의 호미곶,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형산강 하구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 운항시간 40분이 금세 지나가 버린다.

그래서 이용객들은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타 볼 것을 권유하고 싶은 관광유람선, 절대 후회하지 않은 유람코스”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포항 운하는 ‘2017년~2018년’에 이어 ‘2019~2020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2회 연속 선정될 정도로 관광객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 운하관 홍보관엔 포항역사 한눈에

이용객들이 북적이는 주말과 휴일을 피해 8일 오후 3시30분 포스코와 마주한 형산강 하구 둔치에 위치한 포항운하관을 찾았다.
4층 규모의 포항운하관은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지는 ‘원형기둥’ 모양을 하고 있었다. ‘하늘도시’로 형상화한 작품과 ‘토르의 망치’ 등 4개의 트릭아트 작품이 푸른 하늘 위에 놓인 ‘하늘다리’를 건너 포항운하관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만들어 놓아 현실처럼 착각이 들 정도였다.

매표소에서 승선권을 구입한 뒤 ‘하늘다리’를 건너 포항운하관에 들렸다.
운하관은 지하 주차장, 1층(홍수 대비 빈 공간) 앞마당 크루즈 선착장, 매표소, 2층 크루즈 사무실, 3층 홍보관, 카페테리아, 4층 전망대, 편의점으로 꾸며져 있었다.
전망대에서 포스코와 포항시가지를 조망한 뒤 포항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홍보관을 샅샅이 훑었다. 상도, 하도, 분도, 죽도, 해도 등 다섯 개의 섬으로 이뤄진 포항의 옛 모습(1872년 지도)과 1972년 11월 1일 포항제철건설 시찰에 나선 박정희 당시 대통령 부부의 사진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박 전 대통령은 포항제철 건설 지휘를 위해 무려 13번이나 포항을 찾았다고 기록돼 있었다.

▢ 관광객들 “비용·시간 아깝지 않아” 승선 권유

오후 3시50분 승선시간에 맞춰 선착장에 도착했다.
평일인데도 많은 관광객들이 승선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60대로 보이는 일행 6명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어봤다.
그중 한명인 이복근씨가 “고교 동창들과 경기도 부천에서 포항쿠르즈 타러 왔다”며 “크루즈를 타니 비용과 시간이 아깝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만족했다. 그중 한 여성은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고 정신없이 구경하다 보니 40분의 유람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즐거웠다”고 했다.


▢ 11인승 아쿠아파티오 타고 출항

승선정원 11인승의 빨간색 아쿠아파티오에 올랐다.
유람선에는 연인, 부부 등 11명이 타자 정확히 오후 4시에 출항했다.
유람선은 곧장 포항운하로 진입했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캥거루와 고슴도치, 다람쥐, 토끼, 고양이, 돼지, 햄스터, 프레리도그 등 각종 애완용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며 체험할 수 있는 카페 ‘라미닥’이 눈에 들어왔다. 언젠가 그곳에서 아이와 함께 동물들을 안고 먹이를 준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아파트와 미술심리상담소의 벽면에 그린 ‘목화 꽃’과 ‘그림마녀’ 등은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냈다.

▢ 포항운하 개통사연 숙연

꽃미남으로 불리는 최영진 선장이 들려준 포항운하의 개통 배경과 얽힌 이야기는 이랬다.
1968년 포항제철소가 건립되면서 홍수예방을 위해 형산강 둑을 만들게 됐다. 1974년에는 부족한 택지난을 해소하기 위해 구획정리사업 과정에서 부득이 동빈 내항에서 형산강으로 흐르는 1.3km의 물길을 막았다.
막은 물길은 택지로 조성됐고, 그곳에 가옥이 들어섰다.
동빈 내항의 물길이 형산강으로 흐르지 못하자 동빈 내항의 오염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됐다. 일대는 악취로 진동을 했다. 오염해역 준설도 큰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
다시 동빈 내항과 형산강 간의 물길을 만드는 포항운하 건설만이 답이었다.
2013년 11월 40년간 막혔던 물이 동빈 내항으로 첫 통수가 되면서 ‘운하도시’라는 새로운 포항의 역사가 탄생했다.
이 공사는 2012년 5월 착공, 2014년 2월 준공했다. 1천600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갔다. 삶의 터전을 내 준 827가구 2천225명의 이주민들의 헌신적인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여러 사람이 같은 꿈을 꾸면 현실이 돼

최 선장의 이야기를 듣던 동안 언젠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한 허화평 후보의 공약이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당시 허 후보는 수백가구의 건물을 철거하고 동빈 내항과 형산강을 잇는 물길을 복원하겠다고 공약했다.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 잡는 공약’이라고 언론을 통해 비판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여론이 그랬다. 몇 년 뒤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태준 후보(전 포스코 회장)가 똑같은 공약을 했다. 허화평 전 의원의 참모들이 박 후보를 설득했기 때문으로 보였다. 그 때도 ‘뜬 구름 잡는 공약’이라고 비판했던 적이 있어 또 다시 웃음이 나왔다.

이후 민선 4기 박승호 포항시장이 동빈 내항 복원을 ‘공약 1호’로 내걸었다.
그 공약은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포항 고향)이 청계천 복원에 성공한 뒤 그 여세를 몰아 대통령에 당선되자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박승호 시장의 열정과 시민들의 관심이 그 공약(비전)을 현실로 만들었구나 하는 마음에 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한 사람이 꿈을 꾸면 꿈이 되지만 여러 사람이 같은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는 글귀가 떠올라 새삼 감사와 행복감이 밀려왔다.


▢ ‘탈랑교’ ‘말랑교’ ‘우짤랑교’ 다리 이름에 웃음꽃

최 선장은 포항운하 건설과 관련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포항운하가 건설되면서 송도가 다시 섬으로 변했다고 했다.
그래서 3개의 다리를 건립했는데, 앞에 보이는 다리가 ‘탈랑교’이고 이어 보이는 다리가 ‘말랑교’, 그 뒤로 보이는 다리가 ‘우짤랑교’라고 하자 선내에서는 폭소가 터져 나왔다.

▢ “저 장사는 5년째 역기를 내려놓지 않네”

유람선은 ‘탈랑교’를 지나 천천히 전진했다. 운하 양쪽에는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었고, 그늘 막 아래에는 장기를 두는 20여명의 어르신들의 모습이 한가롭게 보였다. 운하 반대쪽 산책로에는 우람한 체격의 장사가 역기를 들고 있었다. 이 역기를 보던 한 관광객이 “저 장사는 5년째 역기를 내려놓지 않고 있다”고 말해 선내에는 다시 폭소가 터져 나왔다. 그 장사는 스틸(쇠)로 만든 조형물이었다.

‘핸들’ ‘행복한 꽃다발’ ‘내 손 안에 있소이다’ ‘물결’ 등 스틸 아트작품은 운하 따라 산책로 군데군데 설치돼 있었다.
수상무대와 모이를 쫓는 비둘기들, 스마트작은도서관, 공원, 정자 등도 스쳐 지나갔다.

산책로 따라 걷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운하 앞쪽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